조현오 청장 내정자의 언행은 감각과 사려가 완전히 실종된 고위 공직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 역시 노무현전대통령의 자살에 대해서는 비난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다른 무엇보다 마을 뒷산에서 투신했다는 점이 정말 ‘정떨어지게’ 만든다.
밤에 등산을 하다보면 수리부엉이를 만날때가 있다. 바위에 붙어 앉은 수리부엉이의 실루엣은 꼭 10대초반의 아이가 바위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람이 다가가면 날개를 펴고 나는 데, 날개 끝에서 끝의 길이가 거의 2 미터에 이른다. 밤에 산에서 수리부엉이를 마주치면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 다른 한 편으로는 경이로운 마음이 생긴다.
마을 뒷산 바위를 ‘부엉이 바위’라고 이름붙였을 때에는, 그 마을을 지켜주는 상서로운 바위라는 뜻이다.
그런데 노전대통령의 투신으로 인해, 이제 그 바위는 ‘자살바위’ 혹은 ‘뜀바위’가 되고 말았다.
이건, 마을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또한 나 역시 텔레비전이 천안함 유족 중 일부 사람들의 특정한 모습만을 집중해서 조명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내가 무엇인가 크게 슬픈 일이 있어, 눈물콧물이 범벅이 된 상태가 전국 방송에 나가게 된다면 별로 좋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공적인 자리에서 ”동물처럼…” 운운하는 것은 좀 아니다.
고위공직자들은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 혼자, 혹은 가족/친지끼리 이야기할 때에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표현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공적인 자리에서, 공적인 발언을 할 때에는 누구가 들어도 오해하지 않을 이야기를 해야 한다.
지금 한국은 단군이래 처음 있는 사회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광범위한 계층 분화가 진행중이며 심각한 청년 실업이 만성화되고 있다. 사회적 약자와 사회적 강자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고위공직자는 강자이며 승리한 자이다. 강자, 승리자가 사람들의 고통과 소외감에 대한 감각이 없거나(senseless), 혹은 이를 이해하려는 생각이 없는(thoughtless) 경우, 깊게 실망할 수 밖에 없다. 실망에서 그치는 정도가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좌절, 분노, 계층적 적대감을 쌓게 만든다.
잘 나가는 사람, 이긴 사람, 강한 사람들아!
제발 좀 …..다른 사람의 처지에 대한 감각과 사려를 좀 가지기를….
그게 도덕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게 바로 당신들의 이익이기 때문이다.